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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TV조선 [신동욱 앵커의 시선] 사라져 가는 것들
등록일 2019-07-17
 2019.07.16. 오후 9:45
 
이승만 대통령이 대구로 피란 갔던 1950년, 대구 매일신문 사장이 구속됐습니다. 1면 머릿기사에 '이 大統領(대통령)'을 '이 犬統領(견통령)'으로 내보낸 죄였지요. 활자를 일일이 골라내 판을 짜는 활판인쇄 시절, 문선공이 큰 大(대)자 활자 대신, 개 견(犬)자를 잘못 뽑았던 겁니다. 그때부터 신문사와 인쇄소들은 '大統領' (대통령) 활자 셋을 고무줄로 묶어 한 덩어리로 썼습니다.

그 시대 납활자는 쌀과 같았습니다. 수명이 짧아서 몇 번 쓰면 다시 녹여 끊임없이 새 활자를 만들었지요. 황지우 시인이 노래한 1980년대 을지로 인쇄소 풍경에는 냄새가 있습니다.

"말없는 김씨 할아버지가… 활자를 만든다. 불에 납이 녹는다. 타는 기름 냄새."

그리고 활판인쇄 잉크에서는 쿰쿰한 냄새가 납니다. 지금은 이 냄새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별로 없습니다만, 묵은 시집에서 종이냄새와 함께 피어올라, 읽는 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바로 그 냄새입니다.

실핏줄처럼 번져난 잉크, 올록볼록한 활자 자국에서는 시심이 만져질 듯합니다. 너무 매끈해서 얌체 같은 디지털 글자는 흉내 낼 수 없는, 아련한 너그러움입니다. 근대 단편문학의 별, 소설가 김유정이 활판인쇄로 다시 태어났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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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사원문: https://news.naver.com/main/read.nhn?mode=LPOD&mid=tvh&oid=448&aid=000027808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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